[리뷰] 스플린터셀 블랙리스트
E3 2012 개막을 앞두고 진행된 유비소프트 컨퍼런스에서 ‘톰 클랜시’ 원작의 [스플린터 셀] 시리즈의 최신작인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의 영상이 공개되어 화제를 모았었죠.
포스 에셜론의 조직원들과 함께 주어진 시간 안에 테러조직의 음모를 밝혀내고 그 계획을 저지하는 스토리를 담고 있는 이번 작품은 [어쌔신 크리드]의 리드 디자이너였던 미녀 프로듀서 ‘제이드 레이몬드’가 총괄하고 있는 유비소프트 토론토에서 개발하여 2013년 9월, PS3, Xbox360, PC용으로 자막한글화를 통해 정식 발매되었습니다.
- 게임특징
미국의 정치 스릴러물 및 냉전과 냉전 이후 세계를 다룬 첩보 및 군사 소설가인 ‘톰 클랜시’의 회사인 ‘루비콘’이 소유하고 있는 [스프린터 셀]이라는 브랜드를 유비소프트가 게임으로 만들 수 있는 라이선스를 받아, 2002년 유비소프트 몬트리올을 통해 선보인 [톰 클랜시의 스프린터 셀]은 미 국가안전보장국의 비밀 작전 요원 ‘샘 피셔’의 활약을 다룬 잠입 액션 게임이었습니다.
[스프린터 셀] 시리즈는 1998년 PC용으로 출시된 최초의 1인칭 3D 잠입 게임인 [시프: 다크 프로젝트]에서 최초로 선보인 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잠입의 요소를 부각시켜 스텔스 액션의 묘미를 선사하며 팬 층을 확보해 나갔으며, 2004년에는 007 시리즈의 공식 작가로 유명한 ‘레이먼드 벤슨’이 ‘데이비드 마이클스’라는 필명으로 게임을 기반으로 한 소설이 출간되었으며, 다수의 작가들이 이 필명을 써서 소설을 출판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완전한 은신을 통한 고스트부터 암살을 통한 팬서, 개방 전투를 통한 어설트까지 3가지의 다른 스타일로 점수를 획득하게 되는데, 하나의 스타일에 집중하여 미션의 표적 점수를 달성하면 해당 스타일로 미션 정복도 가능합니다.
고스트는 어떤 증거도 남기지 않으면서 들키지 않은 채로 목표를 완료해야 얻을 수 있는 포인트, 팬서는 발각되지 않은 상태에서 적을 쓰러뜨리면 얻을 수 있는 포인트, 어설트는 적과 정면으로 맞서 적을 무력화시키면 얻을 수 있는 포인트로 유저의 스타일에 따라 미션을 공략해 포인트를 획득해 나갈 수 있는데, 은신은 힘든 만큼 높은 포인트를 얻을 수 있고 하나의 스타일로 다수의 적들을 단번에 처리하거나 적을 연속으로 쓰러뜨리면 콤보 포인트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유비 소프트(Ubisoft)의 게임 플레이 프로그램 계정인 유플레이(Uplay)에 로그인을 통해 [스플린터셀: 혼돈 이론]에서 선보여 호평을 받았던 온라인 모드인 ‘스파이 대 용병’ 모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 모드는 플레이어들이 스파이와 용병으로 나뉘어 힘과 은신기술의 대결을 펼쳐 적을 제압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모드입니다.
스파이는 3인칭 시점으로 플레이가 진행되고 엄폐물에 숨거나 그림자를 이용해 은닉이 가능하나 중화기나 방어구가 부족한 면을 보이는 반면, 용병은 1인칭 시점으로 플레이가 진행되고 엄폐물에 숨을 수 없지만 중화기와 방어구가 강력해 개방 전투에 유리한 면을 보입니다.
플레이어는 4:4로 경쟁하는 스파이 대 용병 모드에서 스파이는 터미널 해킹, 서류가방 수집, 송신기 작동 등의 미션을 수행하게 되는데, 용병은 이러한 스파이를 막는 역할을 수행하게 되고 게임이 종료되면 역할을 번갈아 가면서 전적에 따라 승리팀이 결정됩니다.
스파이와 용병은 착용할 수 있는 가젯과 비전모드, 병과에도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적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동료와의 정보 공유와 정확한 의사소통을 통해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 나갈 수 있습니다.
- 게임시스템
[스플린터셀 블랙리스트]의 지휘본부는 개조된 군용 화물 비행기인 팔라딘으로 캠페인 진행을 통해 획득한 돈을 소비해 포스 에설론 본부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팔라딘은 레이더의 범위를 확장해 적과 장비를 추적하는 조종실, 개조한 시험제작 무기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는 작업실, 현장에서 부가 목표들의 장소를 표시하는 작전사령실, 회복속도를 향상시키는 의무실, 사용자설정 군장 슬롯 하나를 추가 해제하는 승무원 공간, 암시장표 무기들에 대한 정보를 넘겨 주는 수감 독방, 현장에서 장비 설정을 가능하게 하는 화물실로 나뉘고 각 시설은 2단계까지 레벨을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팔라딘 업그레이드 외에 장비 설정을 통해 획득한 돈으로 새로운 권총, 대체무기, 특수무기, 가젯, 작전복, 고글을 구입하거나 업그레이드 할 수 있습니다.
가젯에는 정찰 및 교란을 위한 장비, 수류탄, 지뢰 및 폭탄 등의 장비를 구입할 수 있고, 고글은 음파 펄스, 발자국 추적, 열화상, 음파투시, 원거리 등 헤드기어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으며, 작전복은 파츠 별로 방어도, 은신능력, 무기 조작성에 따라 장비를 구입할 수 있는데, 방어도가 높으면 은신능력이 떨어지는 식으로 강약관계로 구성되어 있어 플레이 스타일에 걸맞은 장비 구입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각종 무기는 화력, 정확도, 사거리, 조작성 별로 수치가 나뉘고, 업그레이드 장착이 가능한데, 암시장표 무기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팔라딘의 수감 독방을 업그레이드 해야만 가능합니다.
솔로 캠페인 모드 외에 혼자나 분할화면을 통한 2P 플레이, 온라인을 통해 협동 플레이로 동료와 함께 미션을 진행하는 포스 에설론(4E) 모드가 별도로 존재합니다. 4E 모드는 발각되지 않고 미션을 완료하는 그림 미션, 웨이브에서 적을 제압하고 살아남는 찰리 미션, 지역의 모든 적을 무력화 하는 코빈 미션 등 등장캐릭터마다의 특색 있는 미션들로 진행되는데 협동 플레이로만 진행되는 미션도 존재합니다.
협동 플레이 중에는 동료가 인질로 잡히거나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쓰러지면 도와주거나 헬멧을 쓰고 있는 적도 협력 처형으로 단숨에 무력화시킬 수 있는 등 동료와 협력을 통해 진행해 나갈 수 있는 요소들을 즐길 수 있습니다.
- 게임플레이
[스플린터셀 블랙리스트]에서는 원형 메뉴를 통해 고글의 비전모드, 살상과 비살상 여부, 대체무기의 단발, 점사, 연발 사격 모드 등을 손쉽게 설정하거나 장비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적의 시야 내에 위치해 있으면 화살표와 게이지를 통해 경고가 발생하는데, 발각되기 전에 적을 재빨리 제압하거나 적의 시야에서 벗어나 숨어야만 합니다. 만약, 화살표가 붉게 변하면 적에게 발각된 것으로 해당 지역의 모든 적들이 침입자의 존재를 알아차리게 됩니다.
적에게 발각되면 플레이어의 마지막 위치가 하얀 실루엣으로 나타나는데, 해당 위치로 적이 조사를 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적을 유인 후 기습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발걸음이나 총격 소리로도 정찰중인 적에게 플레이어의 위치가 알려지고, 적의 시체가 발각되면 경보가 울리기 때문에 쓰러뜨린 적은 발각되지 않는 곳으로 옮겨두는 수고가 필요하며, 접착식 소음발생기 등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소음을 발생해 적을 유인하는 전술을 펼칠 수도 있습니다.
어둠을 이용해 적에게 근접하여 단숨에 제압하거나 인간방패로 이용할 수 있고, 엄폐 후 순찰 중인 적을 유인해 납치도 가능하며, 난간이나 파이프에 매달려 공중기절을 시도할 수도 있습니다.
전투, 은신, 근접으로 적을 제압하면 처형 게이지가 상승하고, 이 게이지가 모두 차면 사거리와 시야 내에 있는 적을 최대 3명까지 지정해 슬로우모션과 함께 헤드샷으로 적들을 단번에 제압할 수 있는 처형이 활성화 되는데, 헬멧을 착용하고 있는 적들은 머리를 보호하고 있는 만큼 처형으로도 제압이 불가능합니다.
플레이어는 조직의 리더를 산 채로 잡아 정보 캐내기, 각 미션의 숨겨진 장소에서 엔지니어들의 데이터가 담긴 USB를 찾아 은닉 정보 모으기, 엔지니어들의 작전 네트워크와 연결된 노트북을 해킹하기 등의 부가 목표들을 미션과 함께 수행하게 됩니다.
또한, 쉐도우넷에서는 최신뉴스와 함께 도전 정보를 제공하는데, 24시간마다 생성되는 특별한 시간제한 도전과 7일마다 생성되는 시간제한 도전이 제공되며, 팔라딘을 탐색하여 정찰 데이터를 찾아 새로운 컨셉아트의 잠금을 해제하고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마치며…
[스플린터셀 블랙리스트]는 전술 잠입 액션 장르를 개척한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와는 다르게 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컨셉과 플레이 방식으로 시리즈 특유의 스텔스 액션 감각을 선사하고 있는 타이틀입니다.
전작인 [스플린터 셀: 컨빅션]이 기존의 잠입 스타일을 탈피하고 액션성을 강조해 게임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대중성을 높였지만 골수 팬들로부터 시리즈 특유의 매력을 잃었다는 평을 받은 반면, 이번 작품에서는 완전한 은신의 고스트, 암살의 팬서, 개방 전투의 어설트 스타일로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원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해 나갈 수 있으며, 3명으로 제한된 처형모드와 완벽주의자 난이도 등 기존 시리즈 팬들을 위한 요소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혼돈 이론]에서 호평을 받았던 ‘스파이 대 용병’ 온라인 모드가 부활했고, 플레이 스타일에 맞게 작전복을 파츠 별로 업그레이드 하거나 총기를 개조할 수 있어 잠입을 위한 시야 확보와 특수 장비들을 활용한 은신의 매력을 더해줍니다.
최근의 게임들이 빠른 전개와 함께 점점 단순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스플린터셀 블랙리스트]는 한 템포 느린 전개로 주변의 상황을 인지하고 적을 쓰러뜨리기 보다는 적을 피해갈 때 보다 큰 성취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