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유비데이 2015 (UBIDAY 2015) 참관기 -2일차-
일본여행 이튿날이자 기대하던 [유비데이(UBIDAY) 2015] 행사날이 밝았습니다. 호텔 창 밖으로 아키하바라의 거리를 내려다 봤는데 생각보다 거리가 한산하더군요. 알고 보니 11월 3일은 일본에서 ‘문화의 날’로 공휴일이었습니다.
일행과 호텔 로비에서 만나 아침을 먹기 위해 거리로 나섰습니다. 역 근처 카레 전문점에 들어가 각자 취향에 따라 주문했는데, 전 다소 이색적인 ‘함박스테이크 카레’를 주문해 봤어요.
식당에 흡연석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 점이 독특했는데, 카레의 향이 강하고 약간 매콤하긴 해도 맛은 괜찮더군요. 개인 취향에 따라 고추 맛기름을 곁들여 먹을 수 있도록 오일도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아침을 먹고 행사장으로 향하는데 파칭코 가게 오픈을 기다리는 행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더군요. 선점해야 될 명당자리라도 있는 걸까요?
[유비데이 2015] 행사장인 ‘벨사르 아키하바라’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수백 명의 유저들이 모여 행사 오픈을 기다리고 있더군요.
행사장은 1층과 지하1층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1층에는 스페셜 스테이지가 마련되어 있고 게임관련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었으며, 지하 1층 홀에는 유비소프트의 신작 게임들을 직접 플레이 해볼 수 있는 체험 부스들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즐겨본 것은 2016년 3월 출시 예정인 기대작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입니다. 유비소프트 매시브가 개발 중인 오픈 월드 액션 RPG 게임으로 PvP 존인 다크존에서 3명의 팀원으로 구성된 3개의 팀으로 나누어 유저간에 대결을 펼쳤습니다.
PvP 모드가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게임 상에서 출입구인 방벽을 넘어가는 것으로 다크존에 들어가게 되더군요. 다크존에서는 지역을 지키는 NPC들 외에 다른 유저와의 대결 및 협력 플레이를 통해 전리품을 챙길 수 있는 구역이더군요.
시연을 기다리면서 인상 깊었던 점이 있었는데, 스탭도 음성채팅을 통해 게임 진행 방식, 아이템 사용 방법, 진행 방향 등을 일일이 설명해 주고, 시연을 즐기고 있는 유저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도 음성채팅을 통해 바로 해결해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더군요.
10월 23일 한글화를 통해 국내 정식 발매된 [어쌔신크리드 신디케이트] 시연대입니다. 일본은 성우들을 통한 음성 더빙까지 현지화 되어 출시되는 만큼 유비데이 2015 행사 이후 출시가 예정되어 있더군요.
국내는 유럽과 게임 출시 일이 같아 일본보다 타이틀이 먼저 출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더군요. 집에서 이미 즐기고 있는 게임인데 일본 유저들은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도 재미있었습니다.
출시가 임박한 [더 크루 와일드런]입니다. 미국 전역을 무대로 하는 오픈월드 레이싱 게임으로 이번 작품은 보다 섬세해진 그래픽과 날씨 변화, 보다 넓어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더군요.
시연을 통해 몬스터 트럭으로 기형적인 구조물에서 포인트 모으기부터 사막에서 펼쳐지는 스피드 레이스, 바이크 레이스까지 새롭게 등장하는 3가지 모드를 직접 즐겨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전작 [더 크루]를 재미있게 즐겨서 이번 후속 작의 출시도 기대하고 있었는데, 판매량 부진으로 인해 [더 크루 와일드런]은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정식 발매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지난 9월 국내에서도 클로즈 베타 테스트가 진행되었던 [레인보우 식스 시즈]입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연 부스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었는데, 게임은 역시 함께 즐겨야 더욱 재미있는 만큼 멀티플레이 모드를 즐겨봤습니다.
공격팀과 방어팀을 번갈아 가며 5대5 대전을 펼쳤는데, 게임 시작을 준비하면서 방어팀은 부비트랩을 준비하고 공격팀은 무인 드론을 이용해 적의 위치와 목표물을 사전에 확인해 볼 수 있더군요.
트랩 설치, 매복, 폭발물 취급 등 캐릭터의 타입이 분류되고 맵이 넓지 않아 빠른 전개로 팀원과의 협력을 통해 방패나 철조망을 설치하고 CCTV나 벽을 폭파해 시야를 확보하며, 적의 위치를 파악하는 등 벽 뒤의 적들을 어떻게 공략하는지가 관건인 만큼 각 캐릭터의 특징을 활용한 협력플레이가 요구되더군요.
다소 생소한 [트랙매니아 터보]의 시연대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스피드에 중점을 둔 레이싱 게임으로 360도 회전, 벽타기, 수직 코스 등 현실적이지 못한 트랙을 질주하는 재미를 선보이고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가장 기대감을 증폭시킨 [포 아너(For Honor)]입니다. 유비소프트의 신규 IP인 만큼 [어쌔신크리드 신디케이트], [레인보우식스 시즈]에 가려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던 작품인데 직접 시연을 해보니 생각이 바뀌더군요.
[포 아너]는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 근접 전투 게임으로 적을 쓰러트리거나 상대팀의 콘트롤존을 점령해 1000포인트를 먼저 획득하는 팀이 승리하는 모드를 즐겨볼 수 있었습니다.
3방향의 방어 및 베기 공격과 방어 무너트리기로 치고 받는 물리적 반동을 현실적으로 구현하여 묵직한 액션을 선사하고 있으며, 찌르고 베면서 피가 튀고 신체 부위가 절단되는 등 잔인하지만 실감나는 연출을 선보이고 있더군요.
중세 기사, 바이킹, 사무라이 진영 중 하나를 선택해 캐릭터의 특색에 따른 무기를 활용하며 대규모 전투를 통해 적군을 학살해 나가는 쾌감을 선사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12시부터는 [더 크루 와일드런] 게임 대회가 진행되었습니다. 당일 참가 접수를 통해 지하1층 시연 부스에서 게임 대회가 진행되었고, 대회 모습은 1층의 메인 무대에서 실시간으로 방송을 해주고 있었습니다.
상위 입상자 3명에게는 PS4 공식 스티어링 휠인 THRUSTMASTER T80 레이싱 휠을 증정하였습니다.
오후 1시부터는 [더 디비전]의 크리에이터 디렉터인 ‘쥴리안’과 유비소프트 재팬 로컬라이징 디렉터인 ‘케이 이와모토’씨가 무대에 올라 게임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였습니다.
[더 디비전]은 오픈월드 장르에 다양한 미션과 함께 게임 캐릭터의 플레이스타일과 스킬이 존재해 RPG적인 요소를 접목하고 있는 작품으로 자체 개발한 ‘스노우드롭’이라는 새로운 게임엔진으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뉴욕이 배경인 만큼 ‘메디슨 스퀘어 가든’ 등 뉴욕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물들의 사진을 수천만장씩 찍어 자료를 만들어 게임 내에서 사실적으로 재현해 내고 있으며, 바람에 쓰레기가 날리고 눈이 쌓이고 녹으며 시간 경과에 따른 광원효과나 실내의 조명도 다이나믹하게 작용해 실제와 같은 도시를 구현해 내기 위해 노력한 모습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2시부터는 [어쌔신크리드 신디케이트]의 두 주인공인 제이콥과 그의 쌍둥이 동생인 이비의 음성 더빙을 담당한 성우들이 무대에 올라 이번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나갔습니다.
제이콥 역에는 ‘올랜도 블룸’ 전속 역을 맡고 있고 애니메이션, OVA, 게임, 라디오 등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히라카와 다이스케’ 성우가, 이비 역에는 [진격의 거인]의 ‘애니 레온하트’ 등 주로 강인한 여성 캐릭터 역을 담당해온 ‘시마무라 유우’ 성우가 맡았더군요.
식사 때가 지나서 뒤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여러 레스토랑이 입점해 있는 ‘아키바 이치(Akiba Ichi)’로 향했습니다. 3층에 위치한 히노모토히나이야라는 곳에서 일본의 대표적인 덮밥 요리인 ‘오야코동’을 먹어 봤어요.
밥 위에 국물에 조린 닭고기를 올리고 계란을 풀어 익힌 덮밥요리인데, 숯불 맛이 배어있는 게 맛있더군요.
아키바 이치 앞 거리에 프리마켓이 열려있어 좀 둘러봤습니다. 드래곤볼, 나루토, 원피스, 에반게리온 등 일본의 대표적인 캐릭터들의 피규어, 프라모델, 인형, 카드 등 다양한 종류의 아이템들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행사장에 돌아오니 3시부터 진행되는 [레인보우식스 시즈] 멀티플레이 게임 대회가 한창 진행 중에 있더군요.
주간 패미통 편집부팀, 전격 플레이스테이션 편집부팀, 유비소프트 팀으로 나눠 자존심을 건 대결을 펼치고 우승팀에게는 1분간 PR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미국인임에도 유창한 일본어 실력으로 유저들 사이에서는 이미 화제의 인물인 유비소프트 재팬 대표인 ‘스티브 밀러’씨가 유저들과 함께 직접 게임을 즐기며 유쾌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유비소프트의 오리지널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행렬은 여전히 줄지 않았더군요. 캐릭터 코트, 자켓, 배지, 티셔츠, 후드티, 백팩, 벨트, 캡, 목걸이, 반지, 피규어, 스카프, 타월, 케이스, 넥타이 등 다양한 게임 관련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암살자가 사용하는 어쌔신블레이드가 내장된 건틀렛은 이미 품절되었고 상품 안내를 위해 걸려있던 샘플 옷들까지도 모두 소진될 정도로 구매 경쟁이 치열하더군요.
구매한 상품은 보관할 수 있게 사물함이 제공되었고 택배 접수 카운터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구매한 상품들을 바로 집으로 배송시킬 수 있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타투 부스도 마련되어 있어 100엔을 내면 3~4일 유지되는 페인트 잉크로 [어쌔신크리드], [레인보우식스], [파크라이] 등의 디자인을 그려주고 있었고, 어쌔신크리드의 ‘데스몬드’를 기리기 위한 메시지보드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스낵 코너에서는 게임 캐릭터들의 이미지로 개발 된 오리지널 메뉴들도 맛볼 수 있더군요.
코스튬 플레이를 취미로 삼고 있는 분들도 행사장 이곳 저곳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는 분들과 코스프레를 한 외국 분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더군요.
오후 5시부터는 유비소프트 관계자 분들과 유저들과의 질의응답시간인 라운드 테이블이 진행 되었습니다. 스팀 판매는 프랑스 본사 직속 권한으로 다소 민감한 질문일 수 있는데도 관계자 분들이 성심껏 답변을 해주더군요.
이번 유비데이 2015 행사를 직접 경험하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는데, 스탭들이 상당히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점입니다.
스탭들은 자신이 담당한 게임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 시연 차례가 되면 게임의 조작법, 배경, 캐릭터의 특징 등을 설명해 줘 처음 접해본 게임 시스템의 이해를 돕고 준비된 콘텐츠들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었습니다.
시연이 끝나면 자리를 정리하고 패드를 닦는 등 시간적 여유를 두는 행사 문화는 우리도 좀 배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더군요.
행사 진행을 맡았던 MC들을 비롯해 유비소프트 관계자, 진행 스탭 등이 모두 무대에 올라 내년을 기약하며 마무리 인사로 유비데이 2015 행사는 막을 내렸습니다. 예정된 저녁 6시에 행사 및 시연이 모두 마무리 되는 것을 보니 일본인의 엄격한 시간관념을 엿볼 수 있더군요.
유비소프트 재팬은 몇 년 전부터 일본 최대 규모의 게임 전시회인 ‘도쿄게임쇼’에 참가하지 않고 팬들을 위해 ‘유비데이’라는 자체 행사를 직접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국내의 유비소프트 팬들도 일본 팬들의 열정에 뒤지지 않을 텐데 국내에서는 이정도 규모의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는 것이 한편으론 아쉽기도 하더군요.
룸메이트가 오늘 행사장에서 3시간 넘게 줄 서서 구매한 물품들입니다. 구매하려 했던 어쌔신 건틀렛은 일지감시 품절되어 구매하지 못하고 티셔츠, 체커 게임, 템플러 목걸이, 트럼프 카드, [파크라이4]의 ‘페이건 민’ 가발 등을 구매했더군요.
짐을 정리하고 저녁 식사 장소로 미리 예약해둔 ‘키치리’로 향했습니다. 숙소인 호텔 렘 아키하바라 앞 건물에 바로 레스토랑이 있어 길 하나만 건너면 되더군요.
부드러운 로스트 비프, 미트 소스 쇠고기에 치즈를 갈아주는 치즈 그라탕, 새우 국물을 기반으로 한 깔끔한 매운맛의 우동, 아보카도에 라임과 향신료로 맛을 낸 샐러드를 토틸라 칩과 함께 먹는 멕시칸 샐러드, 접시 대신 치즈를 통째로 이용해 만들어주는 리조또,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 맥주와 함께 만찬을 즐겼습니다.
저녁을 먹고 나서 늦은 시간까지 영업을 하는 ‘북오프’ 서점을 찾았습니다. 이곳에서는 주로 만화책, 애니메이션, 게임타이틀 등의 중고제품들을 전문으로 취급하고 있더군요.
한정판 중고 PS4는 약 5만엔, 중고 Xbox One은 3만엔대, 중고 Wii U도 3만엔 정도에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타이틀들을 좀 둘러봤는데 상대적으로 국내 중고 타이틀 시세보다 가격이 높더군요.
PS3용 [이니셜 D 익스트림 스테이지]가 눈에 들어왔는데, 아쉽게도 베스트판 패키지라 패스했네요. PS4용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 [배트맨 아캄나이트]는 인기가 없는지 2천엔 대에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좀 사서 게임을 안주 삼아 피곤함도 잊은 채 새벽 늦은 시간까지 수다를 떨었네요.
얘기를 나누다 알게 된 사실인데,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거나 게임 데모를 등록할 때도 수수료를 내고 게임물 심의를 거쳐야 한다더군요.
국내법이 해외와는 다르게 조건들이 붙어 여러 제약이 따르는 만큼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제도들이 현실적으로 정비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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