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잿빛 매의 사이키델리카
일본의 주간 게임잡지 패미통의 크로스 리뷰에서 탄탄한 게임성을 인정받아 골드 평가를 받았던 [검은 나비의 사이키델리카]의 정식 후속작인 [잿빛 매의 사이키델리카]가 지난 4월 12일, 자막 한국어화를 거쳐 PS Vita용으로 정식 발매 되었습니다.
전작의 스태프들이 개발을 맡은 후속 작답게 미스터리한 스토리로 이번에도 주간 패미통 리뷰에서 골드 전당에 입성하며 전작과 다른 무대와 인물들로 새로운 스토리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게임특징
캐릭터 디자인과 원화는 잡지에서 10 페이지 단편을 그리면서 만화가로 데뷔해 삽화나 단편 컷을 그리는 작업을 하면서 [월간 G 판타지] 잡지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바 있는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유이가 사토루’가 맡았습니다.
1997년 정신력을 물리적인 힘으로 변환하는 능력자들을 소재로 한 [E’S 이에스]는 연재 이후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었으며, 2005년 연재를 시작한 첫 소녀 작품 [라즈 메리디안]도 국내에 정식 출간되기도 했는데, 게임을 통해 ‘유이가 사토루’의 몽환적인 분위기의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잿빛 매의 사이키델리카]는 1994년 10월 창립한 일본의 게임 제작사인 ‘아이디어 팩토리’의 하위 브랜드 중 하나인 ‘오토메이트(Otomate)’사의 작품입니다. 이 게임 회사는 ‘데이터 이스트’의 스탭들이 모여 창립한 회사로 여성향 어드벤처 게임을 주로 제작해 오고 있습니다.
2008년 PS2용으로 선보인 [박앵귀 ~신센구미 기담~]이 일본 역사를 바탕으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북미판으로도 제작되는 등 꾸준히 후속작과 애니메이션, 드라마 CD, 소설 등 다양한 미디어 믹스 작품들을 선보여 상대적으로 즐길 게임이 부족한 여성 게임 유저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주고 있습니다.
캐릭터를 연기한 성우로는 [나루토 질풍전]의 ‘하타케 카카시’의 유년 시절,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즈]의 ‘라이드 매스’ 등의 캐릭터를 맡았던 ‘타무라 무츠미’ 성우가 주인공 ‘에알’의 역을 맡았고, ‘올랜드 블룸’, ‘장근석’ 등의 외화 더빙 역을 전속으로 담당하고 있는 ‘히라카와 다이스케’ 성우가 ‘탑의 주인’ 역을 맡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나루토 질풍전]의 ‘사이’, [은혼]의 ‘카무이’ 역으로 인지도를 높인 ‘히노 사토시’ 성우, [괴도 조커]의 ‘섀도우 조커’, [하이큐]의 ‘야마구치 타다시’ 역을 맡았던 ‘사이토 소우마’ 성우, 아름다운 목소리로 관동지방 철도의 안내방송도 맡았던 ‘오오하라 사야카’ 성우 등 폭넓은 연기력을 선보이는 호화 성우진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습니다.
게임시스템
기존의 여성향 게임들이 캐릭터 별로 시나리오 루트가 정해져 있어서 공통된 스토리나 비슷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플레이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잿빛 매의 사이키델리카]는 전작과 같이 주축이 되는 하나의 스토리가 여러 갈래로 나뉘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됩니다.
따라서 메인 시나리오가 여러 개로 분기 되면서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스토리 중간에도 캐릭터의 엔딩이 발생하는 시스템 방식으로 전개되어, 캐릭터 별 엔딩을 비롯해 기타 다양한 엔딩이 숨어 있습니다.
전작에서 호평을 받았던 플로우 차트 시스템이 적용되어 에피소드를 클리어할 때마다 차트가 조금씩 완성되어 갑니다. 이 차트를 통해 새로 개방된 에피소드, 조건을 만족시키지 않으면 개방할 수 없는 에피소드,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캐릭터, 이벤트 CG가 있는 에피소드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잠겨 있는 에피소드는 맵에서 개방할 수 있는데, 조건을 만족시켜야만 개방할 수 있는 에피소드도 존재하고, 수기는 스토리 진행 상황에 따라 획득할 수 있는데, 골동품점을 통해 손어 넣은 수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작품에는 맵 시스템이 도입되어 맵 화면에 표시되는 정보 아이콘을 통해 각 구역별로 메인 에피소드, 쇼트 에피소드, 대화 에피소드 등 어떤 에피소드가 발생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맵 화면에서 주인공을 터치하거나 버튼을 누르면 주인공의 남장, 여장 모습의 상태 전환이 가능해 남자 모습일 때와 여자 모습일 때 주인공을 대하는 주변 인물들의 태도가 확연히 달라지는 반응을 볼 수 있습니다.
게임플레이
[잿빛 매의 사이키델리카]는 파르지 일족과 볼그 일족이라 불리는 두 세력이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는 마을에 태어난 소녀는 ‘마녀의 증표’라 불리는 붉은 눈을 숨기기 위해 남장을 하고, 마을 외곽 숲의 낡은 탑에서 자신을 탑의 주인이라 밝힌 남자와 함께 살게 됩니다.
교회에서 보관 중이던 보물이 도난 당하는 사건을 계기로 소녀는 마을에 숨겨져 있던 마석과 자신의 출생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되고, 서로 대립하는 일족들 사이에서 기구한 운명에 놓인 소녀의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장은 스토리가 진행되는 공통 루트 외에 줄거리에 영향을 주는 메인 에피소드부터 소소한 일상 이야기들이 섞여 있는 쇼트 에피소드와 대화 에피소드로 나뉘어 전개됩니다.
플레이어는 조사 시스템을 통해 포인트를 획득하고, 획득한 포인트를 사용하여 쇼트 스토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어떤 스토리를 개방하여 어떤 캐릭터들과의 교류를 형성했는가에 따라 메인 스토리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스토리가 진행되는 맵 화면 내에 표시된 주점에서는 골동품점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 골동품점에서는 토크 에피소드를 읽은 뒤에 얻을 수 있는 기억을 사용해 쇼트 에피소드나 수기 개방에 필요한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앨범을 통해 이벤트 CG를 확인할 수 있는 갤러리, 동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무비, 게임에 수록된 BGM을 감상할 수 있는 BGM 모드를 즐기거나 백 로그에 기록되어 보존되고 있는 문장을 통해 돌아가고 싶은 대화 부분으로 자유롭게 이동도 가능합니다.
마치며…
[잿빛 매의 사이키델리카]는 지난 1월 한국어판으로 정식 발매된 [검은 나비의 사이키델리카]의 정식 후속 작으로 캐릭터들과의 대화와 히로인의 독백을 통해 스토리가 전개되는 여성향 노벨 타입의 어드벤처 장르 게임입니다.
여성향 작품답게 몽환적인 매력의 일러스트와 대립하는 일족간의 비극적이고 드라마틱한 러브 스토리를 담고 있어 취향이 아니라면 매력을 느끼기 힘들다는 단점을 안고 있습니다.
그래도 주인공은 자신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남장을 하고 있다는 독특한 컨셉에 걸맞게, 남장을 풀고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주인공을 대하는 주변 인물들의 태도 변화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고, 인정받은 작품성과 일러스터 ‘유이가 사토루’의 동화 같이 아름다운 이미지를 감상할 수 있어 비주얼 노벨 장르의 팬이라면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타이틀입니다.
